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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reafter(저승): 믿기지는 않지만, 존재했음 좋겠다.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저승
Hereafter
세실 드 프랑스
멧 데이먼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티븐 스필버그
Created time
2011/04/04
(사이비긴 하지만) 천주교인 입장에서 볼 때, 사후 영혼의 존재는 당연하거니와 오히려 그 사후 세계가 더 강조되는 천주교 교리이긴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걸 믿느냐고 누군가 물어볼 경우 '별 관심 없소'라 대답을 하겠다. 그만큼이나 이 이승의 일에 정신이 팔려있다는 의미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 말에 담긴 더욱 중요한 의미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아도 상관없을 만큼 저승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겠다.
영화 제목 Hereafter를 번역하면 '저승'인데, 울나라에선 역시 '히어애프터'라 음역해놨다. 걍 '저승'이라 제목 붙이면, 역시 뽀대가 안날까? ㅋ
근데 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같은 지혜덩어리 노장이, 이렇듯 잔잔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 공간에 사후세계 이야기를 쑤욱 넣어버리고 나면, 그간 쉽지 않게 쌓여 만들어진 나의 사후세계에 대한 가치관, 논리가 어설프게 보임과 동시에 홀라당 그의 생각으로 빨려들어간다는게 문제다. 뭔 갈대처럼 이리저리 휘둘릴 나이도 한참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뒤집어 생각하자면 그만큼이나 설득력이 대단했다는, 영화가 놀라왔다는 뜻.
영화 막판 어린애 주인공이 저승으로 간 지 형보고 자길 떠나지 말라 외치는 컷은, 조낸 힘든 때 걍 아무 생각없이 '오 마이 갓, 갓 헬 미'를 속으로 외치는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저승 존재에 대해 비관적 시각을 가짐에도 힘든 때는 나 역시 별 수 없다. 이건 아마 비관적 시각이 생기기 전 어릴적부터의 습관에서 나오는 것일 터이지만).
논리고 뭐고 떠나 진짜로 저승이 존재한다면 좋겠단 생각을 갖게만드는 바로 그 지점, 클라이막스. 여기서 나는 눈물을 쏙 뺐다. -
'난 언제나 네 곁에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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