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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
Created time
2008/12/26
먼저 아주 곱상치 못한 '오나니'란 어휘를, 그것도 제목에 떡하니 달아야 하고, 혐오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급적이면 피해왔던 '망가'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오타쿠'와의 이미지 중첩 위험까지. 게다가 내 나이는? 흠…
출처 미상. 야동을 가장한 이 커버, 제목은 작가의 의도인지, 출판사의 상술인지 구분이 안간다.
되도록이면 본 작품(!)을 통한 나의 깊었던 감동을 고상하게 장문으로 적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된다. 앞에서와 같이 자기 방어적 썰만 잔뜩 생각날 뿐.
1.
망가에서, 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그림 스타일에서, 이 뻔한 야동 이미지의 타이틀, 커버에서, 이처럼 진득한 스토리가 나올 줄이야. 사람은 겉만 보곤 평가해서는 안되듯이, 만화 역시 스타일만 갖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2.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 않아도, 그 인것만 같은 인생 스타일을 그려낼 수 있는 스토리 작가의 놀라움. 만화가 역시 망가라 하더라도 작가임에는 틀림 없다.
3.
표피의 극단을 이루는 소재와 대비되는 깊은 감동. 마저, 주인공의 내적 발전을 이루는, 성숙해가는, 강해가는 그 모습에서 감동을 느꼈지.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등장 인물은 반드시 변해야 한다'는 McKee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지대로 변했다.
4.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보이던 주인공, 그를 보며 어이없게도 나를 잠시 떠올렸다. 말라버린 감수성 비스무리한 뭐 그런 것. 근간에 특히나 그리 되어가는 것 같다. 우울하다.
5.
높은 정신 연령. 일본의 중학생은 저토록이나 성숙한가? 아니, 요즘 우리나라 중학생 역시 그렇다는 이야길 들은 것 같기도(아님 내가 미숙하던가). 하긴, 원더걸스 소희만 해도 작년엔 중학생이였지?(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