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Duplicate
📖

밀양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밀양
김추자
전도연
이창동
개신교
Created time
2007/08/17
이것 참…. 공부한답시고 일찌감치 퇴근. 밥 차리는 시간이 아까워 빅맥세트를 집으로 싸들고 와 먹는 와중, 잠시 인터넷을 하는 사이 밀양이 보이는 것이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지금 현재 10시 40분이니, 3시간이 훌쩍 날아가 버렸네. 여하간 집에 일찍 와서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다니깐! 이거 쓰고 나면 이젠 졸려오겠지? 짭…. 또 새벽을 기약하며 편치 못한 잠자리로 향하는건가?
먼저, 포스터 속의 저 이쁜 드레스, 송강호의 쌈박해 보이는 옷차림 역시 포스터용일 뿐이다. 이런 사랑도 있다...란 문구 역시 일종의 낚시성 멘트. 전도연의 울음과 그녀를 애타게 바라보는 송강호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이 영화를 대표하는 모습은 안보인다. 굳이 우기자면 저 위의 밝은 빛 정도까지? 아마도 이 포스터는 이창동 감독이 만들지 않았으리라는 예상. 성향을 보나 생김새를 보나 낚시하고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남편에다가 덩달아 아이까지 잃어버린 엄마의 비 정상적인 모습, 그리고 그런 상황의 여자를 애타게 갈망하는 한 남자.. 라고 말한다면 뭐 그다지 맘에 안들지만 그나마 근접한 이 영화에 대한 요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보다 더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그러한 극적인 상황을 빌린 가장 현실적인 현재의 대한민국스러운 모습이 아니었겠나 싶고.
눈쌀찌푸리게 만드는 상당수 개신교의 행태, 특히나 아프간 인질 사태로 인해 더욱이나 부각되고 있는 그 모습에 대해 이창동 감독 역시 적지않은 거부감을 가졌을 터이지만, 그러한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았음에 특히나 그의 포스가 느껴진다. 하지만 부흥회 도중에 튀어나오는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조금 기교가 과한 것이 아니었을까? 신애의 모습을 봐선 그정도 센스까지 갖춘 여자라고는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신이 반정도 나가있는 그녀의 상황을 봐선 말이다.
박하사탕 때도 그랬지만 '밀양 - 비밀의 양지'이란 제목에서도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어떤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다. 뭐, 영화 제목이란 것이 주제와 꼭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겠지만, 이상하게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면 그런 연결고리를 꼭 찾아내고 싶어진다니깐. 하긴... 엔딩 시퀀스(혹은 비트?)가 양지를 비추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것도 일종의 낚시아냐?!
쉴새없이 새로운 장면, 역시 이창동 감독-님. 쉴새없이 새로운 연기, 오 전도연-누님. 왕년에 전도연을 안좋게 보았던 것은 나의 크나큰 실수였어.
p.s. 지금시간 11시 35분. 이제 공부 좀 해볼까? 과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