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Duplicate
🪖

화려한 휴가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화려한 휴가
그때 그 사람들
26년
Created time
2007/08/05
아 이런.. 완벽하게 꼴초가 되어버린건가? 기술사 그룹 스터디 후 앞서 내려간 조원들을 따라잡느라 지하철을 타기 전에 담배를 피지 않았더니만, 지하철 승차 내내 담배가 계속 땡겨오는거다. 결국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하여 밖으로 나와 담배 빨기.. 요놈의 니코틴 0.1mg의 중독성... 모르긴 몰라도 담배인삼공사를 비롯한 담배 회사들 이 순한 담배를 내놓고 매출이 두배는 뛰었을거야.
헌데 다시 지하철을 타려니 극장 cinus가 달라붙어있고 화려한 휴가가 10분 뒤에 시작하는 거다. 자리는 57석이나 남아있고. 이건 완전히 땡 잡은 케이스! 헌데, 영화 끝나고 나면 대략 새벽 1시 반이 될 터인데, 집에 가려면 택시를 타야겠구먼!?
아 이거 '국민'이란 수식어를 너무 남발하는거 아냐? '국민 영화'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들리는 평 모두 칭찬 일색. 그런 칭찬으로 인해 너무 기대를 했던 걸까? 그리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영화 보는 내내 왜 그리 강우석의 '실미도'가 생각나는지... 둘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비극에 속하고, 동일한 역할의 안성기, 상당 시간의 화면을 책임지는 옛시절을 재현한 군복.. 때문이라고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울 나라 특유의 신파가 여전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듯. 그렇다고 해서 실미도 마냥, 강우석마냥 관객을 무시했다고, 유치빤스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뻔한 패턴이 여전히 보였음이 불만이었다는 뜻이다.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주제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다 보니 공식을 따랐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건 좋게 해석해준거고.. 그만큼이나 좋은 주제, 민감한 주제임을 감안한다면 '미화'의 유혹을 더 과감하게 뿌리치고 실재에 더 접근할 수는 없었던 걸까? 현실성을 한껏 부각하여 마음 깊은 곳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 만한 충분한 주제이었음이 너무도 아쉽다. 동일 맥락의 내용을 다룬 강풀의 26년이라던가 정치적 실화란 측면에서 비교되는 그때 그사람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싸구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실미도가 엄청난 관객을 불러모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치적 사회적 시각으로 볼 때 이러한 진행을 택한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인 듯. 쓰래기같은 29만원 인생 전두환이를 비롯해, 그 피묻은 돈으로 거대한 책장사, 땅장사를 펼치는 전씨 아들들의 작태를 고려한다면, 국민 모두가 보아 다함께 분노를 폭발시킬 수만 있다면 이러한 나의 혹평에 대해 영화 제작 당사자들에게 사과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