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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 핵심: 대칭화, 모듈화, 순서화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대칭화
순서화
모듈화
노이터 정리
프란시스 베이컨
뇌과학
박문호
교주님
Created time
2024/02/25
제목: 대칭화, 모듈화, 순서화. ChatGPT 생성 이미지
내 첫 번째 교주님으로 모시는 일론 머스크에 이어 두 번째 교주님이신 박문호 박사가 ‘하사’하신 공부 방법에 대한 썰이다. 참고로 내게 교주님이란 존경하다 못해 돈까지 바치게 만드는 자를 뜻한다. 테슬라 주식 및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책은 내가 바친 돈의 예.
일론 머스크야 너무 유명하니 별도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고, 박문호 박사는 ETRI 연구원으로 정년 퇴임하여 현재는 공부 및 이에 대한 전파에 매진하시는 ‘매우 비범한’ 연구자님. 왜 ‘매우 비범한’이란 수식어를 붙였는지는 그의 이력 뿐 아니라 아래 동영상에서 뿜어나오는 지식의 아우라를 직접 느껴보면 안다.
저 유튜브 제목과 부제에서 느껴지는 쌈마이, 사이비스러움이 눈에 거슬리지만, 실상 이 양반이 전하는 무엇은 이들에 정 반대편에 위치한다. 대칭화, 모듈화, 순서화란 이 세 가지가 공부법의 핵심이라고. 맘에 특히나 와닫던 이유 중 하나는 논거가 뇌과학, 즉 인간의 본성에 미치는 데 있다. ‘뇌가 편안해지기 때문에’는 이에 대한 대표적 예.
아래는 이에 대한 요약이라기보다는 나의 이해 및 연상에 더 가깝다.

대칭화

(익힐 여러 대상을) 대칭화하면 기억해야할 정보가 줄어들어 뇌가 편안해지기 때문이고, 나아가 편안해지기에 아름다움까지 지느끼게 된다. - 박문호
대칭이란 어휘는 입자 물리학에서 가져왔다는데 무려 이를 다루는 노이터 정리까지 언급한다(사실 이건 삼천포인데, 난 그 삼천포가 넘 좋았다). 노이터 정리에 대해서는 아래에 따로 적었다.
대칭화란 말이 사실 잘 와닫지 않는데, 대칭화는 사실상 일반화와 동일 의미로 이해된다. 대칭은 불변성을 의미하는데, 일반화란 것이 이 불변성을 각 특수에서 찾는 과정이기 때문.
딴 곳에서 그는 대칭을 ‘구조를 보존하는 변환’이라 정의했다. 리차드 파인만은 Hermann Weil란 수학자가 ‘어떤 물체에 무엇인가를 하고 나서도 그 물체가 전과 똑같아 보일 수 있다면 그 물체는 대칭적’이라 정의했다고. 사실 상 동일한 의미이다.
그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어쩌면 당연스러운데, 일반화는 귀납법의 핵심이고 귀납법은 과학에서 진실 획득의 최애 수단이며, 우리는, 특히나 그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귀납법의 선구자들에게 이 공을 돌려야 할지도. 여담으로, 그 선구자는 내 어릴적 맘에 꼳힌 말(진실은 혼돈보다는 과오에서 더 잘 드러난다)을 했던 Francis Bacon으로 보통 일컫는다.
‘뇌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든다’는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굳이 연관을 짓자면 고전 예술에서 미의 속성으로 대칭성을 꼽고는 했기에 이를 논한 것이 아닌가 한다. 대강 요런 관계.
Excalidraw가 한글은 안이뻐서 걍 영어로. 편안함 → 아름다움 관계는 잘 몰라 걍 점선으로 그렸다.
대칭성, 편안함, 아름다움 간의 관계. 이를 인정하면 대강 물리학자나 수학자들이 왜 수식을 보고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지 대강 이해된다. 수식 자체가 일종의 불변성, 즉 대칭이니까. 게다가 그 수식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편안함’까지 제공하니까.
여담으로,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에는 편안함에 더해 ‘새로움’이 포함되어야듯 싶은데, 새로움이 없으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지루한걸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 이외에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유 역시 진화의 산물로 이해된다. 아름다워야 이성 꼬시기 좋고, 이성을 잘 꼬셔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

모듈화

모듈화는 일종의 레고 블록으로 표준화, 규격화를 의미한다. 모듈화가 되어야 쌓을 수 있고 조작이 가능하다. 형태 관점에서는 사각형이 좋다. 원이나 곡선은 정보량이 많아서 안좋다. - 박문호
또한 그는 모듈화를 매듭에 비유하는데, 매듭이 없으면 다 풀어지듯 지식도 흩날려버려진다고. 일종의 지식을 담는 항아리로도 비유.
이 역시 머리 안아프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논거가 좋다. 모듈화는 해당 지식을 활용 가능하게 끔 잘 정리해놓는 것으로 이해된다. 사실 모듈화는 내가 있는 Software 개발 분야의 핵심이기도 한데, 이 분야에서 모듈화가 각광받는 이유는 재사용 가능성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작이 가능하다’의 의미가 와닫는다.
사실 모듈화를 대칭화와 떼어서 생각하기는 어려운 듯 하다. 모듈화에는 일정한 기준(불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도 모듈화와 대칭화를 거의 한 호흡에 설명한다.

순서화

인문학과 역사학에서 특히 강력한 순서화는, 인간의 행동을 맥락 속에서 인과 구조 속에서 이해하게 한다. 순서를 통해 맥락을 보게되고 시대상이 보인다. 맥락적 구조를 파악하게 한다. - 박문호
이 양반이 과학자이기 때문에 이 역시 사물에 초점을 맞추는 줄 알았는데, 앞선 대칭, 모듈과는 약간 맥락을 달리하여 인문학 관점에서 논한다(난 처음에 순서란 것이 각 개념 간의 관계를 의미하는 줄로 얼렁뚱땅 넘겨 짚었다). 이 땜시 그는 역사 공부할 때 년도를 그리 외운다고.
순서화에 대해서는 별로 내가 첨언할 것이 없고 그의 여담을 추가하자면, 그는 (내가 그리도 싫어하는) 암기를 무지 강조한다. 일단 기억(암기)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이 발현하는 것이라고. 기억의 량과 질이 모자라면 그만큼 창의성도 떨어진다는 논리. 이는 울 아부지가 어릴적 내게 전했던 ‘기능이 있어야 예술이 있다’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여담: 노이터의 정리(Noether’s theorem)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칭’이란 말이 튀어나와 살짝 놀라던 사이, 이 양반이 입자물리학도 공부했기에 그런가 싶었는데 역시나(난 그간 많이 들어왔던 초대칭 이론(SUSY)을 생각했다). 이 ‘대칭화’란 말은 물리학에서의 노이터의 정리(Noether’s theorem)에서 따왔다고(영어로는 노어터, 독일어로는 노이터라고 발음).
노이터의 정리는 거칠게 표현해서 대칭이 존재하면 보존량도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에너지 보존 법칙이 열역학 제 1법칙씩이나 되는 만큼, 이에 근원이 되는 무엇이 있으리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여튼 대강 아래와 같은 대칭성과 보존 법칙 예가 있단다. 아래는 ChatGPT의 요약(cross check한 내용이기에 믿어도 된다).
노이터 정리(Noether's theorem)는 1915년에 독일의 수학자 에밀리 노이터(Emmy Noether)에 의해 발표된 중대한 정리로, 물리학에서 대칭성의 개념과 보존 법칙 사이의 깊은 연결을 밝혀냈습니다. 이 정리는 많은 물리학자들에 의해 물리학의 근본적인 토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노이터는 이 기여로 인해 "수학의 어머니"라고도 불립니다.

노이터 정리의 핵심 내용

노이터 정리는 연속적인 대칭성이 존재하는 모든 물리 시스템에서, 각 대칭성에 대응하는 보존량이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대칭성이란 물리 시스템이 특정 변환(예: 위치의 이동, 시간의 경과, 회전 등)을 겪어도 그 물리적 법칙이 불변인 성질을 의미합니다.
시간 대칭성: 시스템의 물리 법칙이 시간이 변해도 불변일 경우, 이는 에너지 보존의 원리와 연결됩니다.
공간 대칭성: 시스템의 물리 법칙이 공간 내의 위치 변화에 불변인 경우, 이는 운동량 보존의 원리와 연결됩니다.
회전 대칭성: 시스템의 물리 법칙이 방향 변화(회전)에 불변인 경우, 이는 각운동량 보존의 원리와 연결됩니다.

여담: 진실와 과오에 관한 Francis Bacon의 정확한 워딩

Google Gemini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네. 무려 25년여만의 발견… 그간 암만 구글링해도 안나오더니만. AI란 정말…
프랜시스 베이컨은 그의 저서 "새로운 기관"(Novum Organum)에서 "진리는 과오에서 태어난다"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는 과학적 지식을 얻는 과정에 있어서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통해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베이컨의 정확한 워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리는 혼돈 속에서 태어나지만, 혼돈 자체는 빛을 낳지 못한다. 빛은 오직 오류를 통해서만 태어난다." (Veritas ex errore oritur, sed non ex confusione. Lux enim ex erroribus orta 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