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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최후의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Category
예술/인문 소감
Tags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S/W Engineering
마틴 스콜세즈
니코스 카잔차키스
유다 복음서
윌렘 데포
Created time
2006/06/12
기독교에 관련한 최근의 트랜드, 즉 다빈치 코드, 유다 복음서 공개에 맞춰, 논란을 일으켰다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보았는데..
감독은 마틴 스콜세즈.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름이었다. 그의 작품 중, 택시 드라이버 정도는 알아보겠는데 그 외에는 슬쩍 흟어서 그런지 알만한 영화가 안보였다. 여하간 오락성 위주의 싸구려 영화는 만들지 않는 사람이란 정도로 보였고, 실제로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에서도 싸구려 티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오락성이 가미되지 않아 후반부에서 예수가 환상으로 빠져들기 전까지의 부분은 지루한 맛도 없지 않았으니.. 돌려보기 신공이 살짝 튀어나오기도 했다.
배신의 대명사인 유다를 예수가 의지했던 주요한 인물로 그려낸 것이나, 막달라 마리아와의 연인 관계, 바오로의 예수에 대한 도발적 언행 등 예수 일대기에 대한 특이한 해석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해된다.
재미있던 것은 최근에야 공개된 유다 복음서의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 이 작품은 유다 복음서이 공개되기 무려 20여년 전인 1988년에 만들어졌는데, 유다 복음서에서의 특출난 내용, 즉 '유다의 배신은 예수와 짜고친 고스톱이었다', '유다가 열두 제자 중 가장 특출나다', 등의 시각과 일치한다. 반면 원작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는 영화 첫머리에서 유다 복음서이나 마리아 막달리아와 예수와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했다던 필립 복음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단지 작가 상상에서 나온 허구란 점만을 표명하고 있다.
다빈치 코드 개봉 시에도 그랬지만, 허구에 불과한 영화를 보고 신성 모독이니 내용이 어떠니하며 거품을 물어대는 놈들.. 특히나 상당수의 기독교인들.. 본 영화가 개봉될 때에도 적그리스도니 뭐니 떠들며 상영을 반대하고, 그 땜시 제작사마저 파라마운트에서 유니버셜 픽처스로 옮겨갔었다는데, 새삼 또다시 한심스러워진다. '표현의 자유'란 심오한 용어는 거론할 필요도 없거니와, (명목에 불과하지만) 그리스도인 중 한 명인 내가 판단하더라도, 본 영화는 예수를 훨씬더 '사실적',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려내면서도 그리스도교에 담긴 정신은 온전히 보전했다는 점에서 그리스도교를 긍정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다빈치 코드 때도 그랬듯이, 본 영화 때도 논란을 일으킨 만큼이나 영화 선전 효과만 내었을 터.
감독의 성향 만큼이나 의상 및 배경 재현 역시 상당히 진지하다. 다만, 예수와 천사 역을 아랍계가 아닌 백인으로 했다는 것이 좀 걸린다. 예수 역은 스파이더 맨에서 악당 두목으로 나왔던 윌리엄 윌렘 데포였다. 풋.
p.s. 포스터가 상당히 뽀대난다. 검정과 빨강, 그리고 흰색만의 조합.. 영화 내용만큼이나 아주 도발적이다.